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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유혹] 잠깐의 쾌감 그리고 영원한 후유증...‘해피 벌룬’

과거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던 대한민국에서 사회적 이슈로 '마약'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우리 한국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있는 마약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마약 남용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하이닥과 주준경(위례중앙약국) 하이닥 상담약사가 나섰다.



행복한 풍선 ‘해피 벌룬(happy balloon)'은 몇 년 전 대한민국에서 파티를 즐기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유사 환각제 가스를 채운 풍선이다. 풍선 안 가스를 들이마시면 술 취한 듯 몽롱한 기분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산화질소는 치과에서 마취 보조제로 사용되어 왔다



이 가스의 정체는 ‘웃음 가스’라고 불리는 아산화질소(n2o, nitrous oxide)인데, 치과 진료 등에서 마취 보조제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다량 흡입하면 신경전달 체계를 방해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2017년 8월 국내에서 판매가 금지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암암리에 판매가 되고 있는 해피 벌룬,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해피 벌룬(아산화질소)은?

사람들에게 ‘웃음 가스’, ’해피 벌룬’ 등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화학물질이다. 정확한 명칭은 n2o, 일산화이질소로 흔히 아산화질소로 불린다. 1840년대의 한 의사가 마취 수술을 시연할 때, 환자의 얼굴 쪽 근육이 수축하면서 웃는 모습이 된다는 의미로 ‘웃음 가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서양에서는 아산화질소의 환각성 때문인지, 젊은이들이 유사 마약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사용한다. ‘파티용 환각제’로 가스를 마신 후 30~50초 후에 효과가 생기며, 순간적으로 정신이 멍해지며 일시적으로 ‘마약성 진통제’와 유사한 신체반응을 일으킨다. 동남아의 여행자 거리나 클럽에서는 여전히 ‘해피 벌룬’이라는 이름으로 판매가 되며, 흔하게 접할 수 있어 환각제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던 2020년의 '버닝 썬'사건 등에서 사용됐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그 문제성이 더욱 대두되었다.



해피 벌룬(아산화질소)의 사용

아산화질소는 1844년부터 코네티컷주의 치과의사 호레이스 웰스(horace wells)의 사용을 시작으로, 마취 및 진통으로 치과 및 수술에 사용되었다. 주로 치과에서 사용되는데, 치과 치료를 두려워하는 소아들의 공포심을 줄이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또한, 유럽, 호주, 미국 같은 서양에서는 분만을 할 때 사용한다. 의식을 잃지 않으며 1분 이내에 진통이 완화된다는 즉각성과 다른 진통제보다 태아에게 영향을 주지 않고, 모유로 이행되지 않아 바로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술집이나 클럽에서 아산화질소를 채운 풍선을 ‘해피 벌룬’이라고 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하였다. 그러나 2017년 8월에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환각물질로 제정된 후 그 사용이 규제되자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아산화질소를 찾았다.



네덜란드에서 휘핑크림 캔을 환각용으로 사용한 사진



제과제빵, 카페에서 주로 사용하는 휘핑크림은 아산화질소로 가스 충전된 캔 형식으로 존재하는데, 아산화질소를 사용하고자 휘핑크림을 먹는 경우도 생겼다. 이로 인하여, 아산화질소를 흡입하고자 휘핑크림을 과도하게 흡입하다가, 다량의 크림이 기도를 막아 호흡곤란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2021년 1월부터 휘핑크림에 사용하는 아산화질소 캡슐이 수입·제조·판매를 금지되었다.



해피 벌룬의 오남용

"마약은 시간 낭비다. 마약은 우리의 기억과 자존감 그리고 자존감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파괴한다" ?커트 코베인-



아산화질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아산화질소는 뇌간의 부완핵(pb)에서 시상하부 및 기저전뇌까지 자극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nmda 글루타메이트의 수용체와 결합한다. 그렇게 되면 자극의 전달을 방해하여 신경마비를 일으키는데, 우리는 이를 기분이 진정되고 통증이 줄어든다고 인식한다. 고통을 줄이는 마취제이자, 쾌락을 주는 유사 환각제로 약 200여 년의 세월 간 사용되었다.



해피 벌룬 오남용의 위험

코와 입을 통해 체내에 흡수된 아산화질소는 질소보다 용해도가 크기에, 혈액에 녹아들어 혈액 내 헤모글로빈의 산소포화도를 낮춘다. 그렇게 되면 뇌와 장기로 공급되는 산소는 적어진다. 해피 벌룬을 흡입하고 ‘몽롱하다’고 느끼는 현상은 뇌로 공급되는 산소량이 줄어들어서 겪게 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우리는 뇌가 산소가 부족하다는 신호를 단순히 ‘재밌다’라며 즐기고 있는 셈이다. 이 이산화질소의 흡입량이 증가되면 저산소증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더 나아가 dna 손상 및 피를 만드는 조혈 기능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비타민 b12 결핍을 유발하여 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인하대병원과 일산 동국대병원 공동연구팀이 대한신경과학회지에 공개한 ‘해피 벌룬으로 인해 발생한 척수신경병’ 보고서에 따르면 아산화질소 남용으로 척수신경병이 생긴 사례가 발생했다. 23세 남성은 ‘해피 벌룬’의 마치 마약과 같은 환각효과와 고양감에 지속적인 흡입을 했고, 이 남성은 보행 시 휘청거림, 손가락 말단의 감각이상뿐만 아니라 발기부전까지 보고되었다. ‘해피 벌룬’을 상습 흡입하여 검거된 83명 중 4명이 길랭-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이라는 중추신경 마비를 앓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 이외에도 대부분이 걸음걸이가 뒤뚱뒤뚱거린다는 경찰의 조사가 밝혀졌다. 마약이 아니라며 하루를 가볍게 즐기려다가, 평생의 장애를 갖고 살 수 있음을 모두 명심해야 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약사 주준경 약사(위례중앙약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