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지난 번에는 일반적인 미주신경성 실신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다시 한번 간략하게 요약을 하자면, 특정한 상황에서 혈압이 갑자기 상승해 반사작용으로 미주신경이 활성화되어 혈압이 한도 이상으로 떨어지는 것을 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 부릅니다. 다행히도 일반적인 미주신경성 실신이라면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질환으로 인해 뇌 혈류량이 저하되어 실신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요. 질환으로 인해 실신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 크게 아래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심장 질환으로 인해 뇌 전체 혈류량이 감소하는 경우2. 뇌 전체 혹은 뇌의 의식중추에 혈류량이 감소하는 경우3. 실신은 아니지만 뇌전증(경련 발작) 등으로 실신처럼 보이는 경우
심장 질환으로 인해 뇌 전체 혈류량이 감소되는 경우우선 심장의 문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심장 문제는 다시 3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첫 번째로는 부정맥이 있습니다.부정맥은 심장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동차의 엔진은 제대로 된 출력을 내기 위해서 적절한 rpm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인간의 엔진인 심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절한 박동수로 적절하게 움직여야 심박출량이 유지되어 혈액을 온몸 곳곳으로 보낼 수 있게 됩니다. 심장이 너무 느리게 뛰거나 너무 빠르게 뛰면 심박출량이 감소되어 실신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심장이 너무 불규칙하게 뛰어 심장박출량 유지가 어려워지면, 심장 내에 혈전이 생기게 됩니다. 이 혈전이 뇌로 올라가면 뇌경색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부정맥에 의한 실신은 앉았다가 일어서는 등의 체위 변동과는 다소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따라서 부정맥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종합병원을 방문해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좌심실의 심장 판막증입니다.질환 설명에 앞서 인체의 순환기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순환기계의 혈액순환은 '우심방-우심실-폐 순환-좌심방-좌심실-전신 및 뇌 순환’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 승모판막, 좌심실-전신순환 사이에 대동맥판막이 있어 역류를 방지합니다.이 판막에 협착이 생기면, 심장 박동 시 박출량이 줄어듭니다. 이는 뇌 전반의 혈류를 부족하게 만들어 실신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한 실신은 몸을 지속적으로 움직이거나, 몸에 힘을 주는 등 심박출량이 더 요구되는 상황에서 잘 발생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심장 근육에 이상이 발생한 경우입니다.심장근육의 기능 이상으로 심박출량이 떨어져 실신하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심근경색과 울혈성 심부전이 있습니다. 두 번째 경우와 마찬가지로 심박출량이 더 요구되는 상황에서 잘 발생합니다.
의식중추에 혈류량이 감소되어 발생하는 의식소실일반적으로 실신은 뇌로 가는 혈류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하면 발생합니다. 하지만 뇌간에 존재하는 상승 망상체 활성화 시스템(ascending reticular activating system, aras)로 가는 혈류량이 떨어져도 갑작스러운 의식 소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aras는 수면 및 각성 전이를 조절하고 시상의 다양한 핵과 연관되어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콜린' 등 주요 신경전달물질 생성 및 분비에 관여합니다. 뇌간 앞으로는 기저동맥이라는 큰 혈관이 지나갑니다. 만약, 여기에 동맥경화가 발생하면 일종의 일과성 뇌허혈증 증상으로서 실신처럼 보이는 의식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저동맥이 완전하게 막히게 되면 식물인간과 같은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혹시 45세 이상의 흡연자이면서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흉통 등 이유 없이 기절했다면 기저동맥을 의심하고 가까운 병원을 찾을 것을 권합니다.
실신처럼 보이는 뇌전증보통 뇌전증이 발생하면 몸의 일부분 등이 의식 또는 의지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불수의적인' 운동 형태의 발작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뇌의 운동을 억제하는 회로에 뇌전증이 생기는 경우는 증상이 조금 다릅니다. 오히려 몸을 못 움직이거나 갑자기 힘이 빠지고 의식을 잃어버리는 양상의 발작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발작을 무동성전간발작(akinetic seizure)이나 무긴장발작(atonic seizure)이라고 부릅니다. 의식소실은 뇌전증 증상 중에서도 희귀한 편이지만, 실신이 일어났을 때 의심해 봐야 하는 질환입니다. 이러한 증상은 '수면 부족', '고열', '과음' 등이 뇌전증이 잘 발생되는 상황에서 나타나며, 실신 후 의식을 차리는데 상대적으로 오래 걸린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기 나열한 원인 외에도 일사병, 정신질환, 지주막하 출혈, 저혈당 쇼크 및 기면증으로 인한 실신 등에 의해서도 의식소실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유를 알 수 없는 실신을 겪었다면 경험이 많은 전문의와 상의하고 검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의가 전하는 건강팁 : 청색광을 차단하는 법현대에는 각종 전자기기의 발달로 생활이 편리해졌습니다. 하지만 전자기기를 남용하면 수면 장애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가급적이면 일몰 후 혹은 21시 이후에는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한다면 차선책으로 흑백 모드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흑백 모드는 전자기기 사용이 수면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